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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줄을 없애버린 중국인 엔지니어|펜실베이니아대와 DJI 출신 탕원쉬안이 만든 LiberLive 무현 기타

세종중국어 차이랑 2026. 9. 17. 23:05

중국 TV를 보다가 정말 신기한 기타를 발견했습니다.

분명 기타처럼 생겼는데 기타 줄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기타를 손에 들고 LED 불빛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자 놀랍게도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제품을 만든 사람이 전통적인 악기 제조업체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개발자는 중국의 엔지니어 탕원쉬안(唐文轩). 그는 ​후난대학교 자동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로봇공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중국 드론 기업 DJI에서 알고리즘 엔지니어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만든 제품이 바로 LiberLive C1 무현 기타(无弦吉他)​입니다.

오늘은 기타를 잘 치는 음악가가 아니라 로봇공학과 알고리즘을 공부한 엔지니어가 왜 기타에서 줄을 없앴는지, 그리고 이 신기한 중국 제품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중국 TV에서 발견한 이상한 기타

얼마 전 중국 TV를 보다가 눈길을 끄는 장면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한 사람이 기타를 들고 연주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보통 기타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바로 기타 줄입니다.

“내가 잘못 보고 있나?”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기타 목 부분에는 줄 대신 여러 개의 버튼 같은 부분이 있었고, 그 주변에서 불빛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연주자는 그 불빛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습니다.

그러자 기타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방식이라면 기타를 한 번도 배워보지 않은 사람도 어느 정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제품의 이름은 LiberLive C1.
중국에서는 无弦吉他, 즉 ‘무현 기타’​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제품 뒤에는 꽤 재미있는 이력을 가진 개발자가 있습니다.


2. 기타인데 기타 줄이 없다?

기타에서 기타 줄을 없앤다는 것은 상당히 이상한 발상입니다.

기타는 원래 줄의 진동으로 소리를 만드는 악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LiberLive는 전통적인 기타의 핵심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질문을 반대로 던졌습니다.

“사람이 음악을 즐기는 데 정말 기타 줄이 반드시 필요한가?”

LiberLive C1은 기존 기타의 줄 대신 실리콘 패드와 전자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중국 현지 매체의 설명에 따르면 C1의 지판에는 9개의 실리콘 패드가 있고, 곡에 맞춰 패드가 순서대로 빛납니다. 사용자는 빛나는 부분을 눌러 코드를 선택하고 다른 손으로 피크를 움직여 연주합니다.

즉 일반적인 기타가

줄을 누른다 → 줄을 튕긴다 → 소리가 난다

라면,

LiberLive는

불빛을 본다 → 실리콘 패드를 누른다 → 피크를 움직인다 → 전자적으로 소리가 난다

라는 방식입니다.

기타의 외형은 남겨두면서 연주 방법은 완전히 다르게 만든 것입니다.


3. 개발자 탕원쉬안은 누구인가?

이 제품을 만든 사람은 탕원쉬안(唐文轩)​입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그는 후난대학교에서 자동화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받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로봇공학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이후 중국의 드론 기업 DJI(大疆创新)​에서 알고리즘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이 경력만 보면 음악가와는 거리가 상당히 멉니다.

자동화공학.
로봇공학.
알고리즘.
그리고 DJI.
그런데 이 사람이 나중에 만든 제품은 로봇도 드론도 아닌 기타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일반 기타와는 완전히 다른 줄 없는 스마트 기타였습니다.

4.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로봇공학을 공부하다

탕원쉬안의 학력에서 특히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입니다.
중국 현지 매체인 남방일보는 탕원쉬안을 “후난대학교 자동화 전공 학사,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로봇공학 석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로봇공학을 공부한 경험은 훗날 LiberLive의 제품을 이해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왜냐하면 LiberLive는 단순한 기타 제조 기술만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어떤 버튼을 누르는지 감지하고, 곡의 진행에 맞춰 LED를 표시하고, 입력에 따라 적절한 소리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즉 이 제품에는
하드웨어 + 센서 + 알고리즘 + 소프트웨어 + 음향 기술
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전통적인 기타를 만드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접근입니다.

 


5. DJI 알고리즘 엔지니어에서 창업가로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공부한 뒤 중국으로 돌아온 탕원쉬안은 DJI에서 알고리즘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이후 2016년 창업에 나서 未知星球科技(Unknown Planet Technology)​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바로 무현 기타였습니다.

LiberLive 공식 자료에서도 팀이 2019년 세계 최초의 무현 기타 연구개발을 시작했고, 약 4년간의 개발을 거쳐 2023년 C1을 출시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기타였을까요?
이 이야기가 이 제품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6. 기타를 배우다가 발견한 문제

탕원쉬안이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대학 시절 룸메이트의 기타 연주였다고 중국 현지 매체는 전합니다.
룸메이트가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음악에 매력을 느꼈고, 자신도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직접 기타를 배우자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복잡한 손가락 운지.
코드 암기.
긴 연습 시간.
그리고 손가락 끝의 통증.

남방일보는 탕원쉬안이 직접 기타를 배우면서 복잡한 운지법과 이론, 시간과 경제적 비용 등 여러 현실적인 장벽​을 느꼈다고 전합니다.

여기서 공대생다운 생각이 시작됩니다.
“기타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 자체가 어려운 것일까?”
아니면
“악기의 구조가 사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7. “그렇다면 기타에서 줄을 없애면 어떨까?”

보통 기타를 배우는 사람이 어려움을 느끼면 더 열심히 연습합니다.
하지만 엔지니어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 어려운 과정을 없애면 되지 않을까?”

LiberLive가 선택한 방법은 상당히 과감했습니다.
기타 줄을 없애버리는 것.

2019년부터 무현 기타 연구개발을 시작했고, 약 4년에 걸쳐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2023년 4월 마침내 LiberLive C1이 출시됩니다.
처음부터 시장의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기타에서 줄을 없앤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기존의 악기 상식과 너무 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품이 출시된 이후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이 제품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는데?”

8. 4년에 걸친 무현 기타 개발

LiberLive 공식 자료에 따르면 팀은 2019년부터 무현 기타의 연구개발을 시작했고, 2023년 C1을 출시했습니다. 즉 상용 제품이 나오기까지 약 4년의 개발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기타 줄을 없애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줄이 없어지면 어떻게 연주자의 입력을 받을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어떤 위치를 눌렀는지 감지해야 하고, 어떤 코드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또 연주자가 곡을 따라갈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LED 안내와 앱입니다.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C1은 스마트폰 앱의 인터랙티브 악보와 함께 사용하며, 악보의 진행에 맞춰 지판의 실리콘 패드가 빛납니다. 사용자는 빛을 따라가면서 패드를 누르고 피크를 움직입니다.

9. LiberLive C1은 어떻게 연주하는가?

방식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왼손
지판의 빛나는 실리콘 패드를 누릅니다.
이것으로 코드나 음을 선택합니다.


오른손
피크를 이용해 스트로크를 합니다.


스마트폰
앱에서 연주할 곡을 선택하고 진행 상황을 확인합니다.

LED
현재 눌러야 할 위치를 빛으로 알려줍니다.

따라서 기타 초보자는 복잡한 코드를 외우지 않고도 노래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중국 남방일보는 악기 경험이 없는 사람도 약 5분이면 기본적인 연주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조사와 매체가 강조하는 입문 경험을 의미하는 것이며, 일반 기타를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10. 정말 기타를 못 쳐도 연주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지만 일반 기타를 배우는 것과는 다르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LiberLive는 기타의 어려운 부분 중 상당 부분을 디지털 시스템으로 처리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 기타에서는 C코드 하나를 잡는 것도 여러 손가락을 정확한 위치에 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LiberLive에서는 시스템이 알려주는 위치를 누르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따라서 음악 이론이나 기타 코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곡을 따라가기 쉽습니다.
실제로 중국 매체는 이를 “자동挡吉他”, 즉 ‘자동변속 기타’​라는 별명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재미있습니다.
일반 기타가 수동변속 자동차라면,
LiberLive는 초보자가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많은 과정을 자동화한 기타에 가깝습니다.

11. 그렇다면 일반 기타와 무엇이 다른가?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LiberLive는 일반 기타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반 기타를 배우면 실제 기타 줄의 장력과 진동을 느끼게 됩니다.

손가락으로 줄을 누르는 방법도 익힙니다.
피킹 강도와 스트로크 방법도 배웁니다.
코드 전환도 몸으로 익힙니다.

반면 LiberLive는 이런 과정을 상당 부분 단순화합니다.
따라서
“나는 언젠가 어쿠스틱 기타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
라는 사람과
“나는 기타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연주해보고 싶다.”
라는 사람에게 적합한 이유가 다릅니다.

LiberLive의 핵심은 후자에 더 가깝습니다.

12. 중국에서 ‘자동변속 기타’라고 불리는 이유

이 제품을 설명할 때 중국에서 등장하는 표현 가운데 재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自动挡吉他”​입니다.

직역하면 ‘자동변속 기타’ 정도입니다.

기존 기타를 수동변속 자동차에 비유하고, LiberLive를 자동변속 자동차에 비유한 표현입니다.

이 표현이 재미있는 이유는 제품의 철학을 상당히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기타를 잘 치는 사람에게는 복잡한 운지와 연주 과정이 기술입니다.

하지만 기타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그 기술이 진입장벽이 됩니다.

LiberLive는 그 진입장벽을 기술로 낮추려고 한 것입니다.

사람에게 더 많은 기술을 요구하는 대신 기술이 사람을 도와주도록 만든 것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3. 세계로 진출한 무현 기타

LiberLive는 중국에서만 판매되는 제품도 아닙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LiberLive는 2024년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으며, 2024년 말까지 100개 이상의 글로벌 미디어에 소개되고 TikTok 누적 조회수가 1억 회를 넘어섰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2025년에는 C1이 미국 CES에서도 소개됐으며, 같은 해 미국 《TIME》의 Best Inventions of 2025에 선정됐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품도 C1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2025년에는 LiberLive C2가 등장했습니다.

공식 자료와 중국 매체에 따르면 C2는 기존 제품보다 음향과 시스템을 발전시킨 후속 모델로 소개됐으며, 다양한 기타 음색뿐 아니라 전자피아노와 신시사이저 등 여러 음색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됐습니다.

14. 이 제품을 만든 사람이 흥미로운 이유

사실 저는 이 제품 자체보다 개발자의 배경이 더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기타를 잘 치던 음악가가 기타를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타를 배우다가 어려움을 경험한 공학자가 문제를 기술적으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탕원쉬안의 경력을 다시 보면 재미있습니다.
후난대학교 자동화 →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로봇공학 → DJI 알고리즘 엔지니어 → 창업 → 무현 기타
처음에는 전혀 연결되지 않는 경력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로봇공학과 알고리즘을 공부한 사람이 음악이라는 문제를 만났다고 생각하면 LiberLive의 구조가 조금 이해됩니다.

악기를 단순히 악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기계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라는 문제로 바라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기타 줄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마무리 — 기타에는 정말 줄이 필요할까?

처음 TV에서 이 기타를 봤을 때 저도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줄도 없는데 저걸 기타라고 할 수 있나?”
그런데 개발 과정을 알고 나니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LiberLive가 던진 질문은 사실 기타에 관한 질문만은 아닙니다.

“사람이 무언가를 배우기 어려워한다면, 사람에게 더 열심히 하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기술이 그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을까?”
탕원쉬안은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기타 줄을 없애고,
복잡한 코드 운지를 단순화하고,
LED로 손가락의 위치를 알려주고,

스마트폰 앱으로 곡을 안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무현 기타(无弦吉他)’라는 새로운 형태의 악기​가 탄생했습니다. LiberLive는 공식적으로 C1을 세계 최초의 양산형 무현 스마트 기타이자 새로운 ‘stringless guitar’ 카테고리를 만든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전통적인 기타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기타를 배우고 싶었지만 코드와 손가락 운지 때문에 포기했던 사람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제품의 가장 중요한 발명은 기타에서 줄을 없앤 것이 아니라,

“음악은 반드시 어렵게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질문을 던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던진 사람이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로봇공학을 공부하고 DJI에서 알고리즘을 개발하던 중국인 엔지니어였다는 점이 더욱 흥미롭습니다.

중국어로 이 제품을 찾아보고 싶다면 다음 검색어를 이용하면 관련 자료를 찾기 쉽습니다.

无弦吉他 — 무현 기타
LiberLive C1 — 제품명
唐文轩 — 창업자 이름
无弦智能吉他 — 무현 스마트 기타
自动挡吉他 — 자동변속 기타
不会弹吉他也能弹 — 기타를 못 쳐도 연주할 수 있다

중국 TV에서 우연히 본 이상한 기타 하나가 궁금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그 뒤에는 로봇공학을 공부한 엔지니어가 기존 악기의 진입장벽을 다시 설계한 꽤 흥미로운 창업 이야기가 숨어 있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는 기타뿐 아니라 피아노, 드럼, 바이올린 같은 다른 악기에서도 이런 방식의 변화가 계속 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악기를 배우는 사람이 악기에 맞춰야 하는 시대에서, 악기가 사람에게 맞춰지는 시대로 넘어가는 것.

LiberLive의 무현 기타는 그 변화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사례가 아닐까요?